월급명세서를 보면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항목이 있다.
건강보험료.
그런데 어떤 사람은 9억을 벌고도 이걸 한 푼도 안 냈다는 뉴스를 봤다.
솔직히 좀 욱했다
나는 회사 다니면서 월급에서 칼같이 떼이는데, 누구는 억대를 벌고 0원이라니
그런데 화만 내기 전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하나하나 따져봤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이번 건보료 개편이 나한테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숫자 하나'로 판단할 수 있게 될거다
어떻게 9억을 벌고 0원이 됐나
일용직으로 번 돈, 그러니까 일용근로소득은 원래 건보료를 매기는 대상이다
그런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취약계층의 소득'이라는 옛날 인식 때문에, 실제로는 관행적으로 부과하지 않았다
그 틈을 타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
2006년에 입국한 한 외국인은 2022년 기준 9억 8천만원의 일용소득을 올리고도 건보료가 0원이었다
내국인도 다르지 않았다.
2024년 건설 현장에서 일당 60만원, 연 1억 4천만원을 번 사람이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한 푼도 안 냈다. 연 1억 1천만원을 번 사람은 지역가입자 최저보험료만 냈다
매달 월급에서 건보료가 칼같이 빠져나가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그래서 뭐가 바뀌나 — 핵심은 '연 2천만원'
정부가 드디어 이 사각지대에 손을 댔다.
보건복지부가 7월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에 보고한 개편안이 뼈대다
내용은 생각보다 촘촘하다.
연간 2천만원을 '초과'하는 일용근로소득에만, 그것도 초과분 전체가 아니라 소득의 50%만 반영해 건보료를 매긴다
여기서 오해를 풀어야 한다.
"이제 일용직도 다 건보료 내야 하나" 싶지만, 대다수는 해당되지 않는다
2024년 일용근로소득자 528만여 명 중 연 2천만원을 넘는 사람은 약 5.2%뿐이다
나머지 94.8%, 그러니까 500만 명이 넘는 저소득 일용직은 이번 부과 대상에서 완전히 빠진다
실제로 영향을 받는 건 직장가입자 5만 5천 명, 지역가입자 17만 세대, 그리고 피부양자에서 탈락해 새로 보험료를 내게 되는 4만 9천 명 정도다
정부는 이걸로 연 2,658억원의 건보 재정이 채워질 걸로 본다
쉽게 말해, 하루하루 벌어서 사는 대다수 일용직은 지금과 똑같고, 억대를 벌면서도 안 내던 소수만 새로 부담을 지는 구조다
'외국인 무임승차'라는 오해
이 대목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2023년 한 해에만 외국인 45만여 명이 9조원 넘는 일용소득을 올리고도 건보료가 부과되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외국인 전체가 무임승차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 연속 흑자였고, 2024년에는 9,439억원 흑자로 역대 최대였다
그러니 이번 조치는 외국인을 겨냥한 게 아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고소득인데도 제도의 사각지대에 숨어 있던 사람에게 똑같이 부담을 지우는 '형평성' 조치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결국 숫자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시행 시기는 아직 발표 전이다.
복지부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단계다
그러니 하루하루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일용직이라면, 이 소식에 놀랄 필요가 없다
기억할 건 딱 하나, '연 2천만원'이다.
이 선을 넘는 고소득 일용소득이 있느냐가 갈림길이다
여러분도 이 숫자 하나만 붙들고 있으면, 나중에 제도가 시행돼도 당황할 일은 없을거다
참고 자료
KBS 잇슈머니 《"9억 번 외국인, 건보료는 0원?"…정부, 일용직 손 본다》 (2026.7.27)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62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