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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굴욕 — 삼성전자 주가는 왜 역사적 저평가일까


핵심 요약
  • 세계 1위 애플이 미국 정부에 "중국산(창신메모리 CXMT) 메모리라도 쓰게 해달라"고 요청 — AI 시대에 메모리가 '슈퍼 을'에서 '갑'으로 갑을이 완전히 뒤바뀐 신호.
  • 그 '갑'의 주인공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데, 두 회사 12개월 선행 PER은 4.42배·4.73배로 2008년 금융위기 저점보다 낮은 역사적 저평가.
  • 다만 이게 '진짜 싸다'인지 '밸류트랩'인지는 지금의 사상 최대 이익이 계속 가느냐에 달렸다 — 저가매수론과 신중론이 팽팽하다.

요즘 반도체주 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복잡할 거다.

업황은 사상 최대라는데 주가는 계속 흘러내리니까. 나도 그중 하나라 계좌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그런데 며칠 전 뉴스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세계 1위 애플이 미국 정부한테 "중국산 반도체라도 쓰게 해달라"고 매달린다는 이야기였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왜 애플이 이렇게까지 됐는지, 그리고 그 반대편에 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를 어떻게 봐야 할지 기준 하나는 잡힐거다.

애플이 무슨 일이길래 (사실만)

월스트리트저널이 7월 24일 보도한 내용이다. 팀 쿡 애플 CEO와 고위 임원들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 러트닉 상무장관, 베센트 재무장관을 직접 만났다.

요청은 이거였다. 미국 밖에서 파는 애플 제품에 중국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의 메모리를 쓰게 해달라는 것. 메모리를 못 구해 제품값이 뛰게 생겼으니, 중국산이라도 써야 버틴다는 논리다.

근데 시장 반응이 싸늘하다. 동정보다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수십 년간 물량으로 부품사 단가를 후려쳐 온 애플이, 이제 부품사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거다.

여기에 미국 유일의 대형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중국산 저가에 밀려 쇠퇴한 미국 철강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면서, 향후 10년간 미국에 2,500억 달러(약 365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맞불까지 놨다. 물가를 잡을 거냐, 자국 산업을 지킬 거냐. 트럼프 행정부가 샌드위치가 된 셈이다.

왜 갑과 을이 뒤바뀌었냐면요

답은 하나다. AI 시대에 메모리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엔 애플이 세계 최대 메모리 구매자였다. 막대한 물량을 앞세워 최저가로 메모리를 확보했고, 메모리 회사들은 공장을 돌리려면 애플의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이 공식이 깨졌다. 숫자로 보면 확실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1분기보다 58~63%, 낸드는 55~60% 급등했다. 범용 DDR4 평균 고정가는 1월 11.50달러에서 6월 21달러로,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다. 이런 시장에서 메모리 회사가 굳이 단가 후려치던 고객을 먼저 챙길 이유가 없다. 애플이 아니라 메모리가 '갑'이 된 것이다.

그런데 삼성·하이닉스 주가는 왜 이렇게 싸냐면요

애플이 아쉬운 소리를 하는 그 메모리 시장의 주인공이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위상은 확실히 올라갔다. 그런데 주가는 정반대다.

두 회사의 12개월 선행 PER은 각각 4.42배, 4.73배에 불과하다. 올해 장중 고점 대비 각각 34.8%, 40.9% 빠지면서, 코스피 전체 선행 PER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참고로 미국 마이크론의 선행 PER은 두 자릿수대다. 우리 기업이 절반 이하인 셈이다.

이렇게 싼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밸류트랩'이 뭐냐면요 (이 개념이 핵심)

이 글에서 딱 하나만 가져가야 한다면 이 단어다. 밸류트랩(value trap).

말 그대로 '싸 보여서 샀는데, 알고 보니 싼 이유가 있어서 계속 싸게 머무는 함정'이다. 특히 메모리 같은 사이클 산업이 위험하다. 호황 정점에서 이익이 사상 최대로 찍히니까 PER이 가장 낮아 보이는데, 바로 그 시점이 주가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업계엔 이런 역설적인 격언까지 있다. "메모리주는 PER이 낮을 때 팔고, PER이 높을 때(불황 바닥) 사라." 지금 삼성전자 4배대 PER을 두고 "역사적 저평가"라는 쪽과 "밸류트랩일 수 있다"는 쪽이 갈리는 것도, 결국 지금의 사상 최대 이익이 계속 가느냐 아니냐에 대한 판단 차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보기로 했다

솔직히 나도 답을 모른다. 저가매수론도, 밸류트랩 신중론도 각각 근거가 탄탄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싸다'는 것과 '지금 사야 한다'는 건 다른 말이라는 거다. 사이클 산업에서 PE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몰빵하는 건, 밸류트랩의 입구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방향에 베팅하기보다,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나눠서 접근하기로 했다.

확실한 건 하나다. 애플까지 무릎 꿇린 AI 시대 메모리의 힘, 그 중심에 우리 기업들이 서 있다는 사실. 그러니 미국 정부가 애플과 마이크론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지, 그 결정부터 차분히 지켜보는 게 지금 할 일 아닐까.

자주 묻는 질문

애플은 왜 중국산 메모리를 쓰게 해달라고 하나요?

AI 수요로 메모리가 부족해 제품 가격이 오를 상황이라, 중국 창신메모리(CXMT)·양쯔메모리(YMTC) 같은 저가 메모리라도 확보하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팀 쿡 CEO가 트럼프 행정부에 직접 허용을 요청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왜 이렇게 싼가요?

두 회사의 12개월 선행 PER이 4.42배·4.73배로 2008년 금융위기 저점보다 낮습니다. 반도체 고점 불안, 밸류트랩 우려, 중국 반도체 변수가 겹쳐 이익은 사상 최대인데 주가는 눌려 있습니다.

'밸류트랩'이 무슨 뜻인가요?

싸 보여서 샀는데 알고 보니 싼 이유가 있어 계속 싸게 머무는 함정입니다. 메모리 같은 사이클 산업은 이익 정점(=PER 최저)이 주가 고점인 경우가 많아, 낮은 PER만 보고 사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개인의 의견과 공개된 보도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통화의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반도체#메모리#삼성전자#SK하이닉스#애플#밸류트랩#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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